이름 없는 학교 <선거와 민주주의> 후기 - 선거 전에 모여 정치 이야기해 보는 자리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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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에 모여 정치 이야기해 보는 자리

- 이름 없는 학교 <선거와 민주주의> 후기



투명가방끈 이름 없는 학교에서 2026년 상반기에 기획한 주제 중 하나는 ‘선거와 민주주의’였습니다. 6월에 전국 지방 선거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선거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하는 회원들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홍보를 시작하니 서울에서 먼 지역에 사는 회원 중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온라인 원격 참여를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5월 초부터, 강사/진행자 역할을 맡은 활동가를 포함해 6명이 참여하여 4회의 작은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교육 계획의 큰 틀은 투명가방끈이기도 한 청소년인권운동 활동가들이 몇 년 전 성미산학교에서 했던 선거교육을 참고했습니다. 교육 참여자가 청소년이 아닌 20대가 많은 것을 감안하여 청소년 참정권 관련 내용은 줄이고, 새롭게 준비한 주제도 있습니다.


1강에서는 참여자들이 인사와 자기소개를 한 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 선거를 앞두고 어떤 생각이나 고민을 갖고 있는지를 공유했습니다. 이어서 선거 제도가 실현하려 하는 비례성과 대표성의 문제, 지방 선거에서 많이 나타나는 무투표 당선(출마한 후보자 수가 해당 선거구에서 선출하는 수 이하면 후보 모두가 투표 없이 당선됩니다), 결선 투표제 및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요구 등의 쟁점들을 짚어 보았습니다.


2강부터는 ‘우리는 어떤 기준과 이유로 투표를 할까?’라는 주제로 참여자들이 좀 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고학력자, 특정 대학 졸업자들이 국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혹은 그렇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대표를 하길 원하나?’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그리고 ‘정당’, ‘인물(도덕성, 능력, 정체성 등)’, ‘정책(공약 등)’ 등의 요소들 중 나는 어떤 것을 중시하고 어떤 걸 주로 살펴보는지, 남들은 중시하는 것 같지만 나는 관심 없는 점 등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나는 누구/어디를 찍을까?’가 아니라, 기준을 돌아보고 정리해 보자고 한 것은 그것이 좀 더 ‘나다운’ 정치적 선택을 내리는 데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정치인의 단편적인 인상, 선거 마케팅이나 언론이 만든 프레임 등에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호감, 선입견을 가지게 되고 그 이후에야 자기 선택에 이유를 덧붙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상황에 휩쓸리거나 마케팅에 ‘속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의 가치관과 기준을 명확히 해 보고 성찰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여자들의 기준과 포인트는 다채로웠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개인이 아닌 정당을 본다’고 한 반면, 어떤 사람은 ‘정당보다는 후보가 살아온 삶과 경험을 더 알아본다’고 했습니다. 후보가 여성인지 아닌지를 본다는 사람도 있었고, ‘기업 자본과 결탁하여 개발에 방점을 두는 경우’는 피하려고 한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3강은 ‘정당’을 주제로 했습니다. 참여자들이 관심이 가는 정당을 하나씩 정해서, 5~10분씩 발표할 수 있게 정보를 조사해 오는 숙제를 해 왔습니다. 정당의 존재 의의와 역할을 간단히 살펴본 뒤, 각자가 조사해 온 정당에 대한 역사와 정보를 발표했습니다. 사전 조사에 따라 국민의힘, 여성의당, 더불어민주당의 역사, 이념, 평가 등을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했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특정 정당에 대한 이해만이 아니라 현재의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지역 정당이나 연합 정당, 청소년 정당 참여와 같은 제도적 쟁점이나 사회운동의 입장에서 정당, 제도 정치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 등을 제기하며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시간은 선거보다 더 넓은 차원에서 정치와 삶, 운동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사회운동이 변화를 만든 사례, 선거나 제도만이 아닌 정치를 하는 다양한 방식 등을 살펴보며 사회 변화를 만드는 여러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누구/어디를 찍을까’보다는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를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전했고, 선거 이후에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어떤 변화를 만들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각자 이번 선거에서 기대하는 점이나 고민 등을 말하면서 총 4회의 교육을 마쳤습니다.


투명가방끈만의 ‘지방 선거 준비’, 선거와 민주주의 교육을 마치고 나니 교육의 역할은 어쩌면 별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서, 나는 무엇을 원하고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마음으로 선거에 참여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자신의 가치관과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 동시에 성찰의 과정일 것입니다. 나아가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다양한 정치적 관점과 생각을 알아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치를 주제로 대화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어 가고 있는 요즘, 싸움이 나거나 눈초리를 받을 걱정 없이 정치에 대해서 좀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토론과 고민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교육이 해야 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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