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학거부선언: 함이로 "착취의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작은 한 걸음"

※ 2014 대학거부선언은 모두 3명의 거부자가 참여하였습니다.
※ 공동의 단일 선언문이 아닌 각자가 대학거부의 이유를 밝히는 개별 선언문을 발표합니다.



착취의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작은 한 걸음

함이로 선언문


나는 인천의 모 특성화고를 다니고 있는 3학년 재학생이며 졸업예정자이다.
이곳은 일반고와 다르게 진학에 대한 그 어떤 강권도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고등학교 3년내내 대학 강요를 받지 않고 지냈다.
그럼에도 이 기자회견 자리에 오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수능 뿐만 아닌 대한민국의 무의미하며 비인간적인 입시경쟁에 관한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에 동참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나 또한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 성적과 입시 문제로 갖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다. 전교생과의 끝 없는 경쟁과 서열에서 앞서가야만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4년 전, 중학생이었던 나는 디자인고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좌절된 적이 있었다.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늘 들었던 고민들이 있다.
"왜 내가 원하는 걸 배우려고 경쟁을 해야 하나", "왜 진학은 성적순인가", "왜 '영재학교'와 '꼴통학교'라는 게 따로 있을까"
항상 그 물음을 던져왔다.

현재의 대학은 착취의 구렁텅이로 내모는 공간이 되어있다. 반값등록금을 해달랬더니 학자금대출로 더욱 힘들게 만들어 버렸다. 대학을 졸업해 취업을 하면 빚을 갚느라 10년을 시달리며 살아야 한다.
나는 이런 대학에 갈 생각이 없다. 이 자리에서, 나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음을 선언한다.


2014년 11월 13일 목요일 
함이로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