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2025 대놓고학력학벌차별상> 수상자 소개 및 2025 대놓고학력학벌차별상 시상 기자회견문

2025-11-19
조회수 209

<2025 대놓고학력학벌차별상> 수상자 소개


공공부문

'공공기관의 책무를 망각한 특정 대학 합격, 학력학벌 차별 조장 현수막' 서울특별시 서울런


○ 선정사유

: 수능이 끝난 학교와 학원가에는 소위 최상위권 대학에 몇 명이나 진학했는지 알리는 현수막을 여기저기 걸어놓는다. 이러한 대입 실적 과시는 학력학벌 사회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학생들 간 위계를 만들며 누가 이 사회에서 중요한 대접을 받는지 보여준다. 한편 입시를 겪은 청소년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그들의 청소년기가 어떠했는지는 현수막 뒤편에서 빛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묻힌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청소년들의 얘기가 더 이상 뉴스거리도 되지 못하는 세상에서,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미 ‘학벌로 인한 차별 문화 조성’ 행위로 규정한 현수막을 매단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만연한 학력학벌차별을 멈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공공기관이 그 책무를 망각하고, 차별을 조장한 서울런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또한 시민사회와 언론으로부터 비판받은 후에도 해당 문구를 삭제하지 않고 버젓이 디자인만 바꿔 게시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이유로 투명가방끈은 서울런에 ‘대놓고 학력학벌차별상’을 시상한다.


일상부문

"대학도 안 간 놈 소리 듣고 노가다 하면서 몸 망가뜨리려고 그래?" 노동·산재 차별 발언 친척어르신


○ 선정사유

: 하루가 멀다 하고 산재 사건사고 소식이 들리고 있다. 제대로 된 노동환경을 보장하지 않는 기업과 이를 방관하는 정부의 태도가 아닌 노동자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에서 저학력이라는 이유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의 고충을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아직도 한국 사회가 학력을 이유로 차별하고, 이로 인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명절 날 친척에게 들었다는 이러한 발언은 비진학자들이 어렵지 않게 듣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산재는 학력학벌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며, 누구도 그 어떤 이유로도 불안정한 노동을 개인의 정체성을 탓으로 책임을 전가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투명가방끈은 이와 같은 이유로 노동의 존엄을 훼손하고, 학력학벌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발언으로 ‘대놓고 학력학벌차별상’을 시상한다.


이 외 수상 후보에는 전문대 차별 발언으로 가족으로부터 "그렇게 사교육 받아놓고 전문대나 다니면서", 교사로부터 "전문대를 갈 거면 그냥 대학을 가지마. 전문대는 대학도 아니야."가 있었습니다. 또한 취업 교육 기관, 노동 현장 내에서 겪은 차별로 학원강사로부터 "네가 아무리 잘해도 내가 회사 입장이면 고등학교도 안 온 사람 절대 안뽑는다.", "공기업 부서 사람들이 나에게 전공이 무엇이냐 묻자 대학을 자퇴했기에 전공이 없다하니 침묵이 이어졌다."가 있었습니다.


[2025 대놓고학력학벌차별상 시상 기자회견문]

 

이제 차별을 차별이라고 부르자

‘대놓고학력학벌차별상’을 시상하며

 

“학력 무관”이라고 적혀 있는데 정작 고졸 이하는 채용하지 않는다는 일자리를 마주쳐본 적 있는가. 가장 강력한 차별은 차별이라고 인식조차 되지 않는 차별이다. 우리 사회에는 대학은 당연히 나와야 할 곳이고, 학력학벌에 따른 차별은 노력과 실력에 따른 공정한 것이라는 믿음이 굳건하다. 우리는 차별을 차별이라고 말하는 데서부터 학력학벌차별에 반대하는 활동을 시작한다.

 

투명가방끈은 수능시험일을 전후하여 ‘대학비진학자 가시화 주간’ 행사를 해오고 있다. 대학 입시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아질 때, 더더욱 가려지고 잊히게 되는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 ‘대학’으로 상징되는 경쟁과 서열 체제 바깥의 존재를 이야기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대학 비진학자를 가시화한다는 것은 차별을 가시화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사회에 이러한 차별과 차등이 있음을, 수능 대박을 기원하고 학생들을 서열화된 대학 체제 속에 배치시킬 때, 외면하고 지나치는 문제가 있음을 말할 것이다.

 

이를 위해 투명가방끈은 올해의 뻔뻔하고도 끔찍한 학력학벌차별을 선정해, ‘대놓고학력학벌차별상’, 즉 ‘대학상’을 주기로 했다. 이 상의 이름은 학력학벌차별이 너무나 당당하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것이 왜 문제인지도 모른 채 행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정해졌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대학’이 서열화와 차별, 상품화를 상징하고 있음을 풍자하는 의미도 담았다. 시상을 통해 지금 여기에서 학력학벌차별이 어떤 식으로 벌어지고 있는지, 얼마나 일상적으로 경험하게 되는지를 고발한다. 수상자들은 입시경쟁과 학력학벌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10년 넘게 하며 줏대를 지켜 온 투명가방끈의 선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올해 대학상의 부끄러운 영광은 서울시와 어느 ‘친척 어르신’에게 돌아갔다. 지자체 정부가 특정 몇몇 대학에 간 학생들만 자랑거리이자 성과라며 내거는 행태는, 입시경쟁과 대학서열화가 사회적 문제 현상이라는 최소한의 인식조차 없어 보인다. ‘대학 안 가면 사람도 아니고 몸 망가지며 일하고 더러운 일을 한다’는 친척 어르신의 말씀은 우리 사회의 학력학벌에 따른 차별과 노동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실 이런 모습과 말들이 그렇게 드물고 특출난 게 아니라는 점, 학교나 학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곧잘 듣곤 하는 말이라는 점이야말로 우리가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다.

 

차별인 줄도 모르고 받아들이고 그냥 넘어가는 학력학벌차별들이야말로 사회와 교육을 망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모두가 평등한 시민이라는 진실이자 지향 위에서만 가능하다. 투명가방끈은 차별을 가시화하는 ‘대학상’을 시상하며 차별을 더욱 경계하고 고칠 것을 호소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대학 바깥의 민주주의’를 만들어 갈 것이다.

 

2025년 11월 10일

투명가방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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