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논평] 할당제 비방이야말로 불공정이다!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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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할당제 비방이야말로 불공정이다!

- 실력주의라며 소수자의 정치적 대표성은 안중에도 없는 이준석의 불공정한 신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3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이 정하는 것 이상의 당 차원에서의 할당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젊은 세대,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할당보다 그분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나아가 국가 정강정책 연설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인사 원칙은 ‘실력주의’라 강조하면서, 여성할당으로 뽑힌 장관들이 가져온 피해가 크다며 여성할당제가 곧 실력 없는 인사와 이어진다는 의미의 발언을 재차 이어갔다. 이어 이 대표는 정강정책 연설에서 “어떤 지역사람이 일하느냐, 어떤 성별의 사람이 일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어떤 지역사람이 일하느냐, 어떤 성별의 사람이 일하느냐는 중요하다. 국회에서의 심각한 성별과 지역 편중은 여전히 한국의 정치가 부끄러워해야 할 우리의 문제이다. 나아가 자신의 사회경제적 조건과 배경을 벗어나 정치를 할 수 있는 개인은 한 사람도 없다. 


21대 국회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은 19%에 불과하며 40세 미만 국회의원 비율은 4.3%, 장애인 국회의원 비율은 1.7%, 본인을 성소수자라고 밝힌 국회의원은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할당제는 이와 같은 과소대표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며, 이 대표가 줄곧 외쳐온 정치의 ‘공정한’ 대표성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할당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청년에 대한 정치에서의 과소대표성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할당제를 축소하는 것이 실력주의라고 하는 이 대표의 주장은 결과의 평등과 기회의 평등이 연결되어 있다는 진실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발언이다. 나아가 정치는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소수자를 동일하게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들로 이뤄져야 한다는 민주주의에서의 평등의 원칙을 배반하는 발언이다.


할당제를 통해 나아가야 할 정치진입에 있어서의 결과의 평등을 걷어참으로써 정치진입의 기회의 평등마저 박탈하고자 하는 이 대표는 공정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할당제 축소로 인해 지금보다 더 남성과 비장애인과 비성소수자 비청년을 대표하는 정치가 이 대표와 윤 당선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공정이고 실력주의인가?


정치에서의 실력을 우리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민주주의의 대표성 문제는 단순히 실력이란 말로 대체될 수 없다. 지자체장과 지자체 의원 수천 명을 뽑는 지방선거 공천에서 다양한 집단, 특히 차별받는 소수자를 어떻게 대표할지 고민이 없다는 것은 정당으로서 자격미달이다.


이 대표는 할당제 없이 견인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할당제에 대한 비방을 멈추고, 지금도 빼앗기고 있는 소수자의 정치의 몫을 내놓아라!



2022년 3월 24일

투명가방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