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ILO 기본협약과 사회구성원의 권리행동 토론회> 자료집 - 2019.06.05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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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가방끈 발표문]


결사할 수 있는 사람들만의 권리를 넘어

모든 이의 결사의 자유 확대로 나아가는 길 찾기


따이루(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운영회원)


◦ 한국에서 시민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1) 직접행동과 이슈화: 대학입시거부선언

투명가방끈의 대표적 활동은 ‘대학입시거부선언’으로,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이 진행되는 시기에 거부선언을 발표하는 기고, 인터뷰, 기자회견, 집회시위 등을 진행한다. 문제는 ‘대학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 ‘모두가 대학을 가야 하는 사회’에 있음을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논란을 만들며 ‘경쟁, 차별 중심의 교육과 사회의 문제’와 ‘대학에 가지 않는 삶’을 이슈화하며 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한다.

 

2) 단체구성과 세력화, 가시화: 대학입시거부로 세상/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투명가방끈은 처음부터 단체로 시작된 조직이 아니었다. 2011년 ‘대학입시거부선언(19살, 고3)’과 ‘대학거부선언(20대 이상)’이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되었고 거부선언 이후에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의 존재가 ‘투명인간’처럼 취급되는 상황에서,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존재를 드러내고 목소리 내는 단체/조직/결사체의 의미와 필요성이 투명가방끈은 단체로 조직되었다.

학력/학벌/시험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한국 사회에서, 자랑할 게 못되는 “대학도 안간” “저학력자” “경쟁의 패배자들”이 ‘순응의 논리’를 거부하며 존재를 드러내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불편해하는 반응들을 확인할 수 있다. 투명가방끈의 결사는 그 자체가 사회적인 발언이자, 저항적인 의미를 가지도 있다 생각 된다. 현재도 투명가방끈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뿔뿔이 흩어져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는 대학입시거부선언자들 그리고 비진학청년들이 투명인간이 아닌 사회적인 세력으로 존재를 드러내며, 경쟁과 차별 중심의 한국사회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 단체 방식으로 움직일 때 장점은 무엇이며,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었나?

 

장점 1) 덜 외롭다, 덜 고립된다. 투명가방끈=사회운동단체=커뮤니티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하지 않겠냐”는 압박, “대학 안 간 게 뭔 자랑이라고 시끄럽게 떠드냐”는 비아냥이 한국 사회에 만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을 가지 않고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차별과 경쟁 중심의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겪는 부담과 외로움은 결코 적지 않다. 또한 대학 중심의 사회에서 대학에 가지 않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엇을 해볼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투명가방끈 단체는 사회운동 단체인 동시에 비진학자 당사자조직으로서 자조모임, 커뮤니티의 역할을 함께한다. 단체로 모여 서로의 존재를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며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기도 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활/정책/활동 정보들을 나누며 덜 외롭고, 덜 고립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장점 2) 모여 있는 투명가방끈은 존재가 저항. 사회적인 압박,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디 대학 다니세요?(나오셨어요?)” “전공 뭐 하셨어요?”를 인사말로 듣는 건 운동사회를 포함한 한국사회에서 어색한 일이 아니다. 나이를 물어보는 다른 말로 “대학생이신가 봐요?” “학번이 어떻게 되세요?”를 물어보기도 한다. 대학이 당연한 대화와 관점들이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으로서 뻘쭘하기도, 불편하기도 하지만 ‘따져봤자 나만 까칠한 사람 될까봐’ ‘설명할 말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웃으며 넘어가거나 “대학생 아니에요”라는 말로 넘어가게 된다.

이러한 질문을 받았을 때 개인이 아닌 단체로 모여 있을 때는 투명가방끈이라는 단체 자체가 불편함을 어필할 수 있는 단어가 되기도, 혹은 스스로를 설명 할 수 있는 단어가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투명가방끈이라는 단체가 함께한다는 것을 소개함으로써 대학중심적이거나 차별적인 표현들을 조심하는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정책이나 기사 등에서 그동안 무심코 넘겼던 대학에 가지 않은 삶, 비진학에 대한 부분을 내용에 포함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개인의 영향력보다 단체로 함께 모였을 때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어려운 점 1) 함께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혹은 거부감

대학입시거부선언을 조직하면서 대학에 가지 않고자 결심한 고3 학생, 19살 청소년분들에게 선언 참여를 제안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선언까지 하기는 부담스럽다” “그런건 특별한(혹은 특이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라며 참여를 거절하곤 한다. 자신이 겪은 차별/압박/배제의 경험을 막 쏟아내기도 하고, 거부선언의 내용과 문제의식에 대해 공감하기도 하지만 “좋은 일 하시는 거 같다”에서 멈춰버리고 만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학생,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거나 참여한다는 건 너무나 생소한 경험이다. 학교, 가정, 일터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 한번 했다가 “나댄다” “이기적이다” “주제넘는다” 혼나는 경험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선언과 집회에 참여하거나 단체에 가입하는 일은 감히 자신의 일로써 생각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어려운 점 2) 모든 것에 자격을 따지는 사회, 위축되는 결사의자유

결사와 발언에 앞서 자격을 따지는 사회적 인식 또한 부담감과 거부감을 가지게 만든다. 대학입시거부선언 기사를 보면 “대학입시거부 할 거면 서울대부터 가고 거부해라” “교육 정책 비판할 거면 1등급은 받고 말해라” 같이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식의 반응들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사회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결사와 발언에 앞서 “나에게 자격이 있나”를 자기검열하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의 승자, 권력자가 아닌 사람들이 모이고 뭉쳐서 함께 외치는 일은 더욱 위축되고 어려워지고 있다.

 

어려운 점 3) 개인과 단체로 연결되는 재정적 어려움

단체를 운영하고, 사람들이 모이고, 무언가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품과 비용이 발생한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품이 들어가는데, 그 품을 낼 수 있도록 생활비, 취업의 압박을 버틸 수 있는 활동비(혹은 인건비)가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20대에 대학에 가지 않았을 때 “대학도 안 갔으면 취직해서 돈 벌어라”는 노골적인 압박이든,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하는 부담이든 다른 파트타임노동과 병행하거나, 무급으로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들에 내몰린다. 결국 활동에 품을 지속적으로, 충분하게 들일 수 있으려면 활동가들에게 집의 눈치 안 보고 먹고살 수는 있는 활동비가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활동비를 보장할 수 있는 재정규모를 가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였고, 투명가방끈 활동과 운영은 상당히 불안정하게 이어져 왔다. 그동안 투명가방끈에서 해보고 싶었던 사업들, 요청이 들어왔던 역할들, 필요하다고 고민했던 의제와 활동들이 다양했지만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단체뿐 아니라 회원 개인들, 그리고 회원이 아닌 대학입시거부선언자와 비진학자들의 경우에도 취업, 먹고사는 압박과 부담 속에서 일하느라 바빠 회비(후원금)만 내고 활동에는 참여하지 못하거나, “활동에 관심 둘 여유가 없다”며 연락이 끊기거나, “그런 건 배부른 소리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인과 단체로 연결되는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함께 모이고, 고민을 나누고, 무언가를 주장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어려운 상황이다.

 

 

◦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과 시민들의 단체 결성은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를까?

 

1) 일터와 활동 현장

투명가방끈 활동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조직하려고 할 때 느끼는 고민 중 하나는 대학비진학자, 비대졸자 등을 효율적으로 만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생계와 임금 노동의 문제로 활동에 대한 관심이나 결합이 점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투명가방끈의 특성상 교육 문제에 관한 주장이나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대학거부선언을 한 이후, 또는 이미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삶을 꾸려 가고 있는 경우, 아무래도 교육 제도 문제나 대학 등의 이야기가 과거의 일이지 현재 자신의 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투명가방끈의 문제의식이나 운동 내용이 사회 전반의 여러 제도나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더욱 멀게 느껴질 때도 있다.

노동조합은 사업장, 일터라는 생활의 현장을 기반으로 조직화와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단 조직이 되고 나면 삶이나 노동이 노조 활동과 그렇게 거리가 있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노동조합 활동은 ‘내 일’을 해결한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자신이 일하다가 불이익을 받을 때 ‘보험’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투명가방끈 같은 사회운동단체는, 비록 ‘내 일’이긴 하더라도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나 삶에 도움이 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활동에 참여하던 사람들이 1~2년 새에 개인 사정(주로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하거나 참여도가 떨어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2) 조직 대상의 명확성과 확장성

투명가방끈은 어쩌면 대학거부자와, 대학거부/비진학을 고려하는 청소년 등의 이익단체라고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입시경쟁교육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교사, 대학생이면서도 차별받는 사람(지방대 등...), 투명가방끈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지지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가입하는 사회운동단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단체에 참여하고 가입하는 사람들이 다양하고 확장성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다르게 보면 조직화 대상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이 된다. 노동조합은 특정한 직종이나 일, 또는 특정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등으로 조직 대상이 비교적 명확하고 결속력도 강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 조합원이 되기 위해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처럼 노동조합 조합원 자격을 법이, 국가가 깐깐하게 개입하는 경우, 즉 결사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경우, 이런 문제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3) 조직에 대한 제도적 보호

그동안 전 세계 노동운동의 성과로 노동조합은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고, 여러 탄압을 당하기는 하지만 법적 보호 장치들이 존재한다. 또한 노동조합이 결성되면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응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러한 법적 지위, 제도적 위치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물론, 노동조합이 이 때문에(일단 결성이 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더 많은 탄압에 노출되는 면도 있을 것이다.

 

 

◦ 대중의 다른 이름 미조직 노동자는 스스로의 요구를 어떻게 표현하고 발현할 수 있을까?

 

1) 결사의 자유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

한국 사회에서 결사의 자유가 자신의 권리가 아닌, 특별한 혹은 특이한 사람들의 문제로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데는 결사의 자유가 통제된 교육과정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어떤 모임이든 모임을 가지기 위해서는 공식동아리가 되어야만 한다. 더욱이 문제는 공식동아리가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동아리 등록을 하려면 ‘지도교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지도교사’의 지도하에 누구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세부적인 명단과 내용을 적어 매년 학교로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편의를 안 받고 자유롭게 모이고자 해도 아직 불량써클, 불온단체 등을 처벌하는 독재 시대의 학칙을 존속시키고 있는 학교에서, 심하면 ‘불온단체’로 학칙에 의해 징계까지도 받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문화적으로도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문제 제기를 할 거면 절차를 지켜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라”라며 대자보, 전단지, 1인시위, 단체시위와 같은 행동들을 ‘불법적 행동’ 최소 ‘문제적 행동’으로 나눠 버리고, 학교가 통제 가능한 방법을 ‘정상적 절차’ ‘합법적 절차’로 인정하고 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주로는 학생회를 말 하지만 오늘날 학생회는 ‘스펙’을 위한 도구, 각종 규제(성적, 징계 등)와 교사 추천 등의 방법으로 더욱 공고한 엘리트 집단으로 운영되면서 어용노조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결사는 ‘자유’가 아닌 학교로부터 허락받아야만 보장되는 무언가, 그리고 자격을 갖춰야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권리로 학습되고 있다. 그 결과는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으로도 결사의 자유에 대한 통제가 확장되기도, 학교 밖에서도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를 접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지고 있다. 결사를 통제하는 학습을 받아온 사람에게 대학입시거부선언, 투명가방끈, 노동조합, 집회시위 같은 다양한 결사들은 상식 밖에 일이 되어 버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특별한 사람들이 단체에 가입한다는 편견을 깨트리고, 미조직노동자들이 다양하게 조직되고, 스스로의 요구를 표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사의 자유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 결사의 자유를 확장시켜 나가는 교류와 연대에 대한 고민

사람들의 경험, 정체성, 고민, 문제의식은 다양하다. 하나의 조직형태가 모든 사람을 조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의 다양한 정체성과 경험은 그만큼 다양한 결사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다양한 결사들이 연결 될 수 있다면 한국 사회 전반의 결사의 자유를 끌어올리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결사들의 연결을 위해서는 단체와 단체, 활동과 활동들의 교류와 연대가 필요하다. 투명가방끈도 청소년인권운동을 통한 교류가 있었기에 시작 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청소년인권운동과 투명가방끈을 통해서 단체들을 만나고 활동을 접할 수 있었기에 일을 할 때 알바노동조합에 가입하기도 하고, 다양한 사회운동에 함께하기도 하면서 고립되지 않을 수 있었다.

투명가방끈에서는 활동 아이디어로 대학박람회에 맞서는 ‘대학거부박람회’, 입학 축하 선물에 맞서 ‘비진학연대 선물 꾸러미’가 고민된 적이 있었다. 비진학 청년들이 고립되지 않고 다양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비진학청년들이 참여하고 연대할 수 있는 노동조합, 인권단체, 청년단체, 대안교육공동체 등 단체들을 만날 수도 있고, 활동과 지원사업 등을 소개도 하는 사업이었다. 역량의 문제로 추진되지는 못했고, 어떤 방법들이 있을지는 기대반 고민반 되지만 사람들이 고립되지 않고 다양한 결사들로 연결 될 수 있도록 결사의자유를 사회 전반적으로 확장 시켜 나가는 교류와 연대의 필요성은 유효하다 생각된다.

 

3) 동네(지역)에 대한 고민

불안정노동이 확장되고 있다. 시간도 돈도 체력도 여유도 없다 보니 투명가방끈 모임 한번에 참여하려 해도 결심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직장이나 업종에서 쭉 일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 기존의 산별이나 기업 노조로 함께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이나 사업장에서의 일상적 만남을 통해 조직과 연대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제는 만나기도 모이기도 어려우니 목소리를 내고, 활동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사자들의 주장보다는 이른바 전문가 중심의 역할과 논의가 주를 이르고 있다.

하지만 결사의 자유가 실현되기에는 현실의 어려움들이 너무 높은 문턱으로 버티고 있다. 투명가방끈들의 결사를 막고 있는 문턱 중 대표적인 문턱은 먹고사는 비용, 즉 돈이다. 월세, 생활비의 압박 속에서 먹고사는 문제에 파묻혀 고립된다. 모두의 먹고사는 문제, 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고민에서 투명가방끈에서는 꼼수로 동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 반경에서 만날 수 있다면 시간, 체력, 경제적으로 덜 부담스럽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다. 주거사업을 통해 생활비 압박을 줄이고 동네네트워크를 만들어 보는 방안, 동네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운영해보는 방안 등 문턱을 낮추고 사람들이 모이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다. 내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아웃리치활동에서 동네에서의 만남, 일상적인 교류의 힘을 보면서 결사의 자유를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문턱을 낮춰 동네로, 일상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다양한 청소년분들(학생, 비진학청소년/청년, 미조직 노동자, 탈가정청소년 등)을 만날 수 있었고, 불안정한 삶과 세상 속에서도 연대와 교류의 끈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결사의 자유가 선언되는 것만큼이나 실질적으로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지원하기 위한 방법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결사할 수 있는 사람들만의 권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결사의 자유로 확장 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고민과 지혜를 강조하며 발표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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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토론회] ILO기본협역과 사회구성원의 권리행동은 어떻게 이어져있나


일시: 2019년 6월 5일(수) 저녁 6시 30분

장소: 서울NPO지원센터 1층 품다(대강당)


공동주최: 미디어오늘,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후원: 인권재단사람

발표: 문화예술노동연대, 바꿈세상을바꾸는꿈,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만들기 공동행동, 인권운동사랑방,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